2006 Gilbert Lascault

 

빛나는 어두움

 

 

 

유혜숙의 데생과 회화들을 통해, 밝은 암흑은, 길고 어두우며 활기있는 머리채 형태로, 또는 여자의 비밀스럽고 매혹적인 속옷의 형태로, 코르사쥬나 티셔츠의 형태로, 또는 어스름한 털 투성이 모자 형태로, 드러나고 매혹시키며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그녀의 빛나는 어두움은 맑은 불투명, 물결 같은 아른거림과 베일 덮힌 아스라함, 역광과 은은한 빛을 드러낸다. 이 빛나는 어둠은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고, 노출시키며, 온 몸을 내맡기고 움직인다.  때로는 자신을 감싸고, 가장하거나, 숨기도 하고, 때로는 다시 솟아 오르고, 분출하기도 한다.  이렇게, 머리채와 천 들의 검정색은 매혹하고 반짝거리며 눈부시고 길 잃고 방황하게 한다.

 

목탄, 숯, 파스텔, 아크릴 물감, 먹물, 다양한 연필들(H 6H 2B 4B 8B등), 실리콘과 물감의 얼룩등 여러 혼합된 테크닉으로 유혜숙은 가지가지 검정들과 그들의 반사광과 무의식의 섬광들을 즐거이 만들어낸다.

 

유혜숙의 밝은 암흑은 전율하고 진동하며 활기를 띠고 움직이며 스며든다.  때로 무중력으로 떠다니고 너울거리고 떠돌다 날라간다.  때로 이 밝은 암흑은 한알의 씨로, 하나의 근원으로, 하나의 시작으로 예고된 파열, 광채, 예고된 소문처럼 퍼져나간다.  그리하여 2003년에 이 화가는 창조와 기다림을 연결한다. : « 식물도 욕망을 지니는가?  아마도 우리 자신의 땅에 심기워진 씨앗로부터 온 것이 아닐까?  이 욕망의 타래를 끝도 시작도 없이 땋으며…... »

 

유혜숙의 빛나는 어둠은 강렬함, 에너지, 유효성, 효능, 광채이며 그것은 선동하고, 자극시키며 생기를 띈다.

2000년이후로, 유혜숙은 머리채, 특히 여자머리채를 주제로 작업하기 시작하여 이시기로 부터 이 아름다운 아시아인들의 칠흑 같은 머리채들이 우리를 매혹하기 시작한다.   잘 빗질되고 훌륭히 손질된, 이 까만 머리채는 단순하고, 민감하며 관능적인, 기묘한 질서로 직조된 유연하고도 경쾌한 질감으로 되어 있다.  이 일련의 작품들은 머리 뒷모습들로 그려져 있다. 흑연필로 그려진 극히 가는 선들이, 사랑의 세밀하고 위험하며 섬세한 함정의 미로를 만드는 머리채를 이룬다.  이 머리채는 베일과도 같은 유혹의 무기이자  도발적 수줍음, 조심스러운 마법과 같다.  이 주제는 여성성, 무심함(느슨함), 포기, 조직 짜임새, 유동체,흐름, 꽃, 동물성, 불꽃, 이 모두의 결합한다. 머리채는 밤의 깃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피에르 루이는 « 빌리티스의 노래 »(1894)에서 머리채는 « 검고 뜨거운 파문» , 또는 «향의 시내 »라고 했다. 2001년 이후로, 때때로 유혜숙은 기혼 여성의 땋은 머리인 거대하고 꽉 짜여진 무거운 얹은 머리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얹은 머리들은 뱀들의 어둡게 얽힌 형체나 검게  밀려오는 파도와도 같으며 또한 어스름한 구름을 떠오르게 한다. 한 산문시(1857)에서 보들레르는 연인이 사랑하는 여인의 머리카락을 애무하고 있는 대목에서: « 나는 당신의 머리채로 뒤덮인 물가에서 타르, 사향과 코코야자가 혼합된 향에 취한다. 당신의 이 무겁고 검은 머리를 오랫동안 애무할 수 있게 해주오. 당신의 탄력있고 도발적인 머리카락을 잘근잘근 깨무는 때는 마치 추억을 먹고 있는 것만 같다 »고 상상했다.

 

2005-2006년, 유혜숙은 웃옷, 브래지어, 컴비네이션, 스타킹등의 검은 속옷들을 그렸다. 이 작품들로 그녀는 마음을 흔드는 긴밀하고, 사적인 내심과 보는 이를 사로잡는 비밀을 명백하게 내놓는다. 이 속옷들은 동시에 수수께끼의 기록이자 숫자이고 문자이며 달필의 서체와도 같이 한 여인의 존재를 제시하는 메시지이다. 그것들은 프로이드가 « 여성의 검은 대륙 »이라 명명한 것을 상기 시킨다.

 

2006년에 유혜숙은 털로 된, 거의 동물에 가까운, 진기하며, 두렵기 까지 한 커다란 어두운 모자 그렸다.  빨강 두건에 대조적인 이 검은 모자는 어딘가 멀리 있는 늑대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두건의 밝은  암흑은  빛을 발산한다 .